멕시코이야기

[멕시코 이야기] 몬테레이 태양과 산으로 둘러싸인 감옥

Blogin365 2022. 10. 2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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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떼레이(Monterrey, NL)는 멕시코 북부에 위치한 누에보 레온(Nuevo Leon) 주의 주도이다. 멕시코시티, 과달라하라에 이어 멕시코에서 인구, 경제적인 면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기도 하다. 미국 텍사스에서 2~3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미국향 수출품의 제조기지이자 물류 거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비교적 부유한 산업 도시이다. 일 년 내내 햇빛이 강하게 내리째는 사막성 기후를 가진 곳으로 쿠바의 작가 레이날도 아레나스는 세르반도 수사의 고향인 몬떼레이를 '태양과 모래의 감옥(prisión de arena y sol)'이라고 표현한다.

 

태양과 모래의 감옥

과달루페 성모의 출현에 대한 발언으로 인해 평생 종교적인 탄압을 피해 도피 생활을 한 '세르반도 테레사 데 미에르'에 관한 전기적인 소설인 '현란한 세상'.

 

이 소설에서 쿠바의 작가 레이날도 아레나스는 세르반도 수사의 고향인 몬떼레이를 '태양과 모래의 감옥(prisión de arena y sol)'이라고 표현한다.

 

그곳에 한번 쯤이라도 가 본 적이 있는 이라면 이 말이 어떤 말인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현란한 세상(을유세계문학전집 리커버 에디션 한정판)(양장본 HardCover)
『현란한 세상』은 20세기 망명자의 삶을 현란한 디테일 속에 녹여 넣은 소설로, 앞의 세 작품과는 다른 기법을 사용한다. 앞선 세 소설은 전통적인 서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진행하지만, 『현란한 세상』은 현실과 환영, 깨어 있음과 꿈꾸는 것의 경계조차 허무는 마술적 사실주의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저자
레이날도 아레나스
출판
을유문화사
출판일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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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떼레이(Monterrey, NL)는 멕시코 북부에 위치한 누에보 레온(Nuevo Leon) 주의 주도이자, 그 주변 지역을 통칭하는 이름이다.

멕시코시티, 과달라하라에 이어 멕시코에서 인구, 경제적인 면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기도 하다.

 

미국 텍사스에서 2~3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미국향 수출품의 제조기지이자 물류 거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비교적 부유한 산업 도시이다.

 

멕시코의 굴뚝 그리고 뻬스꼬레아

몬떼레이는 대한민국의 울산, 포항, 광양과 같은 대표적인 산업 도시이다.

 

미국과의 지리적 인접성 때문에 제조, 물류에 여러 이점이 있기 때문에 철강, 자동차, 유리, 식음료, 시멘트, 에너지 등 다양한 제조업체들의 공장이나 본사가 자리하고 있다.

 

약 1,000억 달러(2021년) 규모인 누에보 레온의 GDP는 멕시코에서 가장 큰 편에 속한다.

 

몬떼레이의 상징 중 하나인 푼디도라(Parque Fundidora)는 쇠락한 철강 주조 공장단지를 공영 공원으로 바꾼 것으로 그곳에 가면 몬떼레이 제조 산업의 유구한 역사를 느껴볼 수 있다.

 

몬떼레이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식음료 제조 유통업체인 FEMSA, 에너지 기업인 Alfa Group, 유리 제조업체인 Vitro, 시멘트 제조업체인 Cemex, 항공서비스 업체인 Grupo Aeroportuario del Pacífico, 철강업체인 Ternium 등이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기아(KIA)의 멕시코 완성차 공장이 위치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아를 필두로 1, 2차 협력사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

 

이런 한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그곳은 주재원, 현지 채용된 한국인 직원, 식당 및 게스트하우스 등 부대시설을 운영하는 교민 등이 이주하면서 일종의 '한인 디아스포라(Diaspora)'를 형성하게 된다.

 

기아 자동차 공장이 있는 '뻬스께리아(Pesqueria, NL)'는 해당 도시명과 한국을 뜻하는 '꼬레아(Corea)'를 합성하여 농담 삼아 '뻬스꼬레아'라고 부르고는 한다.

 

BBC 스페인어 국제뉴스 채널에서 이를 흥미롭게 다룬 뉴스도 보도된 바 있다.

 

 

사막성 기후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 곳은 일 년 내내 햇빛이 강하게 내리째는 사막성 기후를 가진 곳이다.

 

여름에 더운 날은 40도에 육박할 정도로 덥지만 매우 건조해 한국의 여름보다 불쾌지수가 덜한 편이다.

 

따가운 햇빛과 더운 날씨로 인해 모자, 선글라스, 선 블록 등으로 몸을 보호하는 게 중요하고, 현지인 중에는 더운 날씨에도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긴 팔과 긴 바지를 고수하는 이들도 많다.

 

의외로 현지인들이 더위에 더 약한 경우도 있어 중산층 정도 되면 집, 사무실, 차 할 것 없이 24시간 에어컨을 18도로 풀가동해놓는 경우도 많다.

 

이쯤 되니 낮에는 야외활동을 피하게 되고 주말에는 늦게까지 늦잠을 자는 사람도 있으며, 가까운 거리도 걸어 다니기보다는 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후환경과 더불어, 탄수화물 위주의 기름진 식습관 그리고 위험한 치한 등으로 인해 누군가는 그곳을 '여자들의 무덤'이라고 칭한다.

 

반면에 겨울은 일교차가 매우 커 한 밤 중에는 발끝이 얼얼할 정도로 춥지만, 한 낮에는 땀이 날 정도로 더운 일명 패딩과 반팔이 같이 필요한 날씨가 되기도 한다.

 

겨울철에도 영하 5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으며, 눈도 오지 않아 한국에 비해 겨울나기가 비교적 쉬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문제는 집 구조나 설비가 모두 여름의 더위를 피하기 위한 데만 치중되어있다는 점이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온돌 같은 구조가 없어, 난방은 에어컨의 히팅 기능이나 히터, 라디에이터 등에 의존한다.

 

주택은 동굴처럼 서늘한 구조로 설계하는 경우도 많아 겨울에는 집 안이 냉골이 되기 십상이다.

 

레히오 Regio

몬떼레이 사람들은 Monterrey의 왕을 뜻하는 Rey에서 착안해 스스로를 로얄(Royal)을 의미하는 '레히오 Regio'이라고 칭한다.

이는 가벼운 농담인 동시에 산업도시인으로서 경제적인 우위에 있는 그들이 다른 도시 사람들과 자신들을 구분짓는 거만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반대로 다른 도시 사람들은 몬떼레이 사람들을 구두쇠를 뜻하는 '꼬도 Codo'라고 칭한다.

 

한국에서 예전에 서울사람들을 '서울 깍쟁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건데, 있는 사람들이 더 하다는 말처럼 자본가나 도시인들에게 느낄 수 있는 인색함에 대한 조롱이 아닐까 싶다.

 

Tigres와 Rayados

몬떼레이 사람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띠그레스 Tigres와 라야도스 Rayados. 축구에 대한 열기 남다른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 답게 몬떼레이 사람들도 지역 축구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며, 지역 라이벌인 두 팀 간의 대립이 치열하다.

 

두 팀간의 더비전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라이벌전 경기와 마찬가지로 The Class, 즉 'El Clasico'로 칭하며 중요한 경기이자 양 팀 간의 자존심 대결로 간주한다.

 

직접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에 가는 이들과 술집과 식당에 몰려든 이들로 경기 전후에 도로가 혼잡해지며, 응원 열기가 과열되면 자칫 폭력 사태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경기가 있는 날은 외출을 피하는 게 좋을 수 있다.

 

또한 케이블 방송에서는 상술을 발휘해 유료(Pay per view)로 경기를 생중계한다.

 

경기장이나 식당에 가지 않는 이들은 가족들과 모여 바비큐 파티를 하며 이 중계를 보며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즐긴다.

 

때문에 해당 경기가 있는 날이나 경기 다음날은 생산직 직원들의 결근율이 높아지는 일도 흔히 발생한다.

 
앙드레 피에르 지냑
직업
축구선수
소속
UANL 티그레스
사이트
-

Rayados는 C.F Monterrey 팀을 지칭하며 유벤투스와 비슷한 하양, 검정의 줄무늬 유니폼에서 따온 별명이다.

지역 명문팀으로 과거에는 리그 우승도 많이 하고 해당 팀의 인기와 명성이 더 높았지만, 현재는 젊을 층을 중심으로 Tigres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면서 열세에 있는 듯 하지만 집안 대대로 세대를 잇는 골수팬들이 많은 편이다.

 

Tigres는 노란색 바탕의 파란색 호랑이(Tigres) 그림이 인상적인 유니폼을 입고 뛰는 팀으로, C.F. Tigres de UANL라는 팀을 지칭한다.

 

지역 자치대학인 UANL이 구단주로 있는 팀이며, 프랑스의 골게터 지냑이 간판스타로 뛰고 있다.

 

물 이야기

멕시코에 대해 잘 모르는 미국인에게 몬떼레이에 대해 설명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몬떼레이에서 생산되는 음료에 대해 설명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계곡물을 손을 퍼마시는 원주민 로고와 노란 라벨이 인상적인 탄산수 Topo Chico는 병마개가 터질듯한 강력한 탄산으로 멕시코 뿐 아니라 미국의 탄산수 애호가들에게도 사랑받는 음료이다.

 

Topo Chico는 누에보 레온 주에 위치한 산인 Cerro del Topo Chico에서 나온 이름이다.

 

Topo Chico는 1895년 누에보 레온의 수원지에서 처음 생산되기 시작했고, 2017년 코카콜라 사에 인수되어 미국 전역에 판매를 시작하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천연 탄산과 인공 탄산이 합쳐져 트림을 참을 수 없는 강력한 청량감을 가진 해당 음료는 금세 미국에서 인기를 끌게 되었고, 해당 음료가 들어간 칵테일이나 관련한 노래가 나올 정도로 그 인기가 서브컬쳐나 컬트 문화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몬떼레이는 과테즈목 목테즈마 사의 맥주 공장(Cervecería Cuauhtémoc Moctezuma)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과테즈목 목테즈마 사의 브루어리는 멕시코 여러 지역에 분포해 있지만 이 곳이 첫 공장이자 본사이다.

 

1890년 Muguerza가문과 Garza 가문의 자본으로 설립된 과테즈목 목테즈마 사는 맥주 사업의 번창과 유리 제조업으로 사세 확장을 통해 지역 사회 교육, 의료, 미술, 자선 사업에 영향을 미치며 몬떼레이 번영의 초석이 된다.

 

2010년에는 네덜란드 하이네켄 사에 인수되어 현재는 하이네켄 그룹의 일부이다.

 

과테즈목 목테즈마 사의 대표적인 맥주는 Carta Blanca, Sol, Indio, Bohemia, Dos Equis, Tecate 등이 있다. 모두 멕시코 북부 지역에서 인기가 있는 맥주들이다.

 

 

음료와 맥주 공장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몬떼레이의 산과 계곡에서 흐르는 물은 비교적 깨끗하고 좋은 식수원이지만 몬떼레이는 물과 관련된 아이러니한 이야기가 많은 도시다.

 

열악한 배수시설 때문에 7~9월 우기에는 엄청난 강수량으로 도로가 범람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또한, 2022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씻고 마실 물조차 없는 물 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많은 물이 제조업체의 공업용수로 사용되어 상황이 악화되면서 생활용수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이 고통 받아야만 했다. 

 

라스 미트라스 산 (Las Mitras)

산들의 제왕

Monterrey라는 이름은 이 곳의 정복자 중 한 사람인 Diego de Montemayor의 이름에 따온 것이지만, 이름 그 자체로 산 Monte + 왕 Rey이라는 의미로 의역하면 산의 왕이라는 뜻으로, 주변에 명산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례로 캐나다의 몬트리올Montreal 도 비슷한 작명 방식을 가진 도시명이다.

 

간단한 트래킹을 즐길 수 있는 상이 있는 반면, 전문 등산 장비가 필요한 가파른 산들도 많아 미국이나 멕시코의 전문 등반가들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몬떼레이의 대표적인 산으로는 그 모양인 꼭 말 안자 같아 보인다고 하여 말안장 산이라고 불리는 Cerro de la Silla(해달 1,820)가 있고, 이는 몬떼레이를 나타내는 상징 중 하나다.

 

가톨릭 주교가 의식 때 쓰는 모자인 미트라 Mitre와 닮았다고 하여 이름 지어진 Cerro de las Mitras(해발 2,058m) 또한 몬떼레이를 대표하는 명산 중 하나이며 심미적으로도 상당히 아름답다.

 

많은 전문 등반가들이 이곳에 등반을 시도하는데, 등산을 하다보면 십자가 표지가 몇 개 놓여있는데 이는 산을 오르다가 추락사한 이들을 기리기 위해 꽂아놓은 것이다.

 

석회암 채석으로 인해 산의 많은 부분이 훼손되고 있어 안타깝다.

 

Cerro de Chipinque(2,229m) 같은 산은  가벼운 등산을 하기도 좋은 국립공원이다.

 

다만 곰이나 코요테, 야생 고양이 등이 자주 출몰하니 주의하는 게 좋다.

 

La Huasteca도 하얀 돌산들이 뻗어 있어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경이로움을 가지고 있어 드라이브나 등반하기 좋은 곳이다.

 

그 외에도 Cerro del Topo Chico, Cerro del Obispado, Cerro de la Loma Larga 같은 산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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