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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식당 플랜트 Plant (서울 이태원동)

Blogin365 2022. 10. 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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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식당 플랜트Plant (서울 이태원동)

 

ㅇ 상호: 플랜트 Plant

ㅇ 종류: 비건 디저트 카페 & 비스트로 식당

ㅇ 주소: 서울 용산구 보광로 117 이태원동 130-43 2층

ㅇ 링크: http://www.plantcafeseoul.com

 

머슈룸 버거
머슈룸 버거

플랜트 버거
플랜트 버거
메뉴판

 

ㅇ 리뷰:

누군가 내게 한국 혹은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비건 카페 혹은 식당을 물어본다면, 나는 어김없이 '플랜트(Plant)'라고 말할 것이다. 플랜트는 한국 비건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식당이 아닐까 싶다. 특히 이곳은 전형적인 미국식 비건 식당임에도 '다양성'이라는 이태원의 색깔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식당이다.

 

듣기로는, 플랜트는 미국계 교포에 의해 작은 비건 디저트 카페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커피와 케이크 몇 가지를 팔며 큰 테이블 하나와 작은 테이블 두어 개가 놓여있던 아담한 카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디저트가 맛있다는 입소문이 퍼져 외국인과 비건들은 물론 비건이 아닌 한국인 손님들까지 많이 방문한 듯한다. 그렇게 이룬 작은 성공으로 지금은 이태원의 새로운 장소로 이전하여 음료 및 디저트와 더불어 햄버거, 베지 볼, 파스타 등을 판매하는 보다 규모 있는 비건 비스트로 레스토랑으로 거듭났다. 물론 이사 전에도 식사 가능한 메뉴가 몇 가지 있었지만, 이전 콘셉트가 카페에서 음식을 파는 것이었다면 현재는 식당에서 카페는 파는 느낌이었다.

 

교포가 운영하는 가게, 다국적 종업원, 비건 음식과 디저트, 다국적 손님들, 영어 메뉴, 가게 여기저기서 들리는 외국어, 미국식으로 요리한 다국적(?) 음식 등 이러한 플랜트가 가지고 있는 바이브야말로 '아싸가 인싸가 되는, 비주류가 주류가 되는' 이태원의 정체성을 대변할 만하다.

 

지도에서 'Plant'를 검색하면 이태원역 근처에 'The Plant'라는 유사한 상호의 식당이 검색되어 혼란을 초래하기 쉬웠다. 이태원역 4번 출구로 나와 보광로 쪽으로 5분 정도 걸어가다 보면 작은 간판이 '2층'에 위치한 플랜트로 안내한다. 간판이 작고 입구가 협소해 자칫 지나치기 쉽다.

금요일 점심시간은 손님들로 가게가 붐볐고 종업원들로 음식을 서빙하느라 분주했다.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작은 테이블에 앉아야 했을 거다. 가게가 넓지 않았고 인테리어나 장식도 특별히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손과 입에 소스를 묻혀가며 수제 햄버거를 먹기에 좋은 편안한 분위기였다. 크지 않은 공간에 주방, 카운터, 화장실, 테이블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어 있었고 대충 대여섯 개의 크고 작은 테이블이 있었던 것 같다.

나와 친구들은 모두 햄버거를 시켰다. 플랜트 버거와 머시룸 버거. 파스타를 먹고 싶었지만 파스타는 저녁 타임인 오후 5시 이후에만 가능했다. 수제 버거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맛있는 비건 버거를 먹어본다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었기에 과감하게 도전했다. 위엄 있는 사이즈의 미국식 수제버거가 나왔고 3천 원을 추가하니 감튀가 같이 나왔다. 플랜트 버거의 경우, 가게 이름을 건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실망스러웠다. 번은 크고 퍽퍽한 빵이었고, 패티는 간간했지만 콩을 으깨서 만든 프리홀레스의 식감이라 딱히 버거를 먹는 느낌은 아니었다. 반면에 머시룸 버거는 우리가 아는 여느 미국 음식처럼 짜게 느껴질 정도로 소금과 후추 간이 듬뿍 되어 있었다. 이런 센 간에 익숙지 않은 이에게는 별로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센 간이 버섯의 식감과 어우러져 진짜 고기 패티를 먹는 듯한 느낌을 줬다. 한 끼를 배불리 먹기에 충분한 양이었고 같이 나온 감자튀김은 패스트푸드점에서 나오는 감튀보다 약간 더 두꺼운 사이즈의 평범한 감자였다. 예전 방문 때 당근 케이크를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쉽게 디저트는 먹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역시 가격이었다. 식사류 메뉴가 1인 기준 기본 '만 원 이천 원'이었다. 물론 사이드 메뉴나 음료를 포함하지 않은 가격이다. 주변 물가나 임대료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는 가격이지만 다른 지역에 착한 가격의 비건 음식도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특별한 이유 없이 저 가격을 지불하고 이곳까지 와서 먹을만한 음식인가 싶었다. 어쩌면 가격도 미국 현지의 가격을 가져온 것일지도. 그럼에도 가게가 꽤 잘 되는 걸 보면, 누군가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일 수도 있겠다 싶다.

 

주변에 앤티크 소품점이 많아서 구경하기 좋았고, 이태원답게 터키 케밥이나 멕시코 따꼬 음식점, 태국 음식점 등 여러 나라의 다양한 음식점이 많은 것도 선택의 폭이 넓었다. 우리는 터키 카페에 가서 터키 커피, 홍차, 디저트를 즐겼다.

다른 음식이나 디저트, 음료도 궁금했지만 가격 때문에 재방문은 고민해봐야 할 듯하다. 아마 다음에 간다면 디저트를 먹으러 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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