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는 위험한 나라다. 그러나 이 나라에도 1.2억 명의 인류가 매일 아침 일어나 학교와 직장에 가고 가정으로 돌아오는 평범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영위하며 살아가고 있다. 아무리 위험한 곳이라도 살 방법을 알고 주의만 기울인다면 또 나름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위험한 멕시코
멕시코는 위험한 나라다. '나르코스'나 '시카리오' 같은 시리즈나 영화만 보더라도 그 분위기를 알 수 있듯이 멕시코는 상당히 위험한 나라이며,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에 살면 잘 모를 수 있지만 멕시코에 살다 보면 어두운 새벽 텅 빈 골목길을 걸을 때의 경계심과 불안감이 늘 머리와 몸에 배어있어 스트레스로 느껴질 정도이다.
불안한 치안의 원인
그 원인이야 앞서 언급한 매체에서도 알 수 있지만 가장 크게는 멕시코가 남미에서 생산된 마약의 미국으로의 유통 경로라는 점이다. 그에 따라 많은 마약 카르텔들이 각 지역의 군벌처럼 존재하며 서로 영역과 이권다툼을 위해 끊임없는 전투를 벌이고 있다. 또한, 미국의 자본주의적인 식민지로서 자리매김하며 구조적인 빈부격차가 지속되면서 생계형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자금줄인 마약 카르텔과 정치인간의 결탁은 고질적인 부정부패의 고리를 만들어 정치폭력과 사법질서 붕괴라는 토대 위에 치안 부재를 부추기고 있다. 끝으로 남미 국가들의 정치 경제적인 위기로 인한 미국으로 향하는 불법 이민자들 및 피난민들의 행렬 역시 그 통로에 있는 멕시코 사회의 불안과 무질서를 가중시켰다. 이들 중 대다수가 삼엄한 미국 국경을 끝내 넘지 못하고 애써 떠나온 고향에도 돌아가지 못한 채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멕시코에 정착하면서 불랑자와 노숙자로 전락하여 생계형 범죄 증가 추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안전한 생활을 위해 지켜야 할 것들
이 같이 위험한 멕시코라는 나라에도 1.2억명의 인류가 매일 아침 일어나 학교와 직장에 가고 가정으로 돌아오는 평범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영위하며 살아가고 있다. 말인즉 아무리 위험한 곳이라도 살 방법을 알고 주의만 기울인다면 또 나름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멕시코에서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알고 지켜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하나다. 현지인이 가지 말라는 곳에 가지 않고 하지 말라는 것을 하지 않으면 된다. 현지인들 특히 해당 지역에 오래 거주한 로컬들은 비교적 외국인이나 외부인들보다 어디가 위험하고 어떤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그들의 말을 잘 듣고 실행에 옮기는 것만으로 특별히 위험에 노출될 일은 없다.
두번째로 중요한 것은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절대로 마약 범죄에 연루되지 않는 것이다. 멕시코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의 많은 부분은 마약 범죄이며 마약 카르텔 간의 전투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어떠한 것도 멀리하고 피해야 한다. 이에 관한 부가적인 팁으로 클럽이나 술집, 콘서트장 등 낯선 곳에서 모르는 사람이 건넨 음료나 음식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부수적인 안전 수칙
위 두 가지 원칙만 지켜도 멕시코에서의 생존에 절반 이상은 성공한 것이다. 위의 대원칙 외에는 모두 부수적일 수 있지만 어떤 것들을 조심하고 알아두어야 하느지 알아보자.
멕시코에 처음 온 한국인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인데 자동차에서 내릴 때는 반드시 가방에 신경 써야 한다. 가방을 들고 내리던지 의자 밑이나 트렁크에 잘 숨기고 내여야 한다. 의자 위에 놓고 내린다면 차량 강도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그밖에 소지품 관련해서는 대중교통이나 시장 같은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는 백팩 등 가방을 가슴 앞으로 매어 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카페나 식당에서 핸드폰이나 지갑을 보이게 올려놓지 않도록 하며, 노트북 등 소지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자리를 비우면 도난당할 가능성이 높다.
자차나 렌트카가 있다면 차량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아무 곳에나 주차를 해놓으면 강도가 보닛을 열러 부품을 훔쳐간다던지 사이드 미러를 뽑아가는 경우, 심지어는 타이어 휠을 훔쳐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차는 가급적이면 눈에 잘 보이는데 주차를 하고 식당이나 카페에서 틈틈이 차량의 이상 유무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사이드 미러나 핸들, 타이어 휠 같은 경우 별도의 안정장치를 달 수도 있는데 이런 것의 설치를 고려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흔히 사고 및 도난 증거 녹화 등을 위해 설치하는 블랙박스류의 CCTV는 현지인들은 흔히 설치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CCTV 자체가 고가품이라 그게 보이면 차량 강도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핸드폰 거치대도 많이 사용을 안 하는 추세인데 핸드폰 거치대가 보이면 우버 등 차량 공유형 서비스의 운전자로 오해받아 택시의 공격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거 관련해서는 가급적이면 보안이 철저한 신축 고급 아파트가 안전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주택을 선호한다면 수상한 사람이 접근하지 못 하도록 담장은 높은 곳이 좋고 철망 등 안전장치가 있으면 좋다. 사설 보안 업체의 경보 및 출동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며, 개를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참고로 멕시코의 일부 주에서는 미국 텍사스 주와 유사하게 사유지 보호 목적의 총기 소지가 허용되어 집안에 보안용 총기를 구비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말하면 남의 사유지 및 주택에는 함부로 들어가면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몰 이후 어두워지면 가급적 밖에 나가는 것을 피하는게 좋고 나간다면 차로 이동하는 게 좋다. 특히 여성을 목표로 한 범죄가 기승을 부릴 때가 있어 늦은 저녁 여성 혼자 밖에 나가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특히 시내의 번화가나 우범지대는 밤에 접근을 주의해야 한다. 이런 곳을 지나가다 보면 벽에 종종 동그란 총알 자국을 확인할 수 있다.
안 그대로 외국인은 쉽게 눈에 띄기 때문에 고가의 시계나 액세사리, 가방 등을 들고 다니면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많은 양의 현금은 다른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게 좋다. 길에서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어오거나 운전 중 부랑자 등이 돈을 요구하는 경우 가급적이면 조심하는 게 좋다. 진짜 가난하고 생계가 곤란한 노숙자들도 있지만 종종 총이나 칼을 내밀어 위협을 가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 일이야 없는 게 좋겠지만 혹시라도 무장 강도를 만나게 된다면 저항하거나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은 자제하고, 요구를 모두 들어주는 게 목숨을 건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특히 위험한 도시
지역적으로는 티후아나, 치와와 크게는 몬테레이까지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경지대 및 그 인근 주들이 위험한 편에 속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땅굴이나 육로를 통한 마약 밀매의 경로이기 때문에 마약 관련 범죄 및 카르텔 간의 세력다툼이 심한 지역이다. 또한 불법 이민자들의 종착역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지역이다. 특히 치와와 주의 시우다드 후아레스는 연간 수 백명의 여성들이 실종 및 의문사를 당하면서 악명이 높아진 바 있다.
유력 마약 카르텔의 근거지로 유명한 시날로아나 과달라하라 주 역시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한국도 인천이나 경기도 등 수도권 범죄율이 높듯이, 수도인 멕시코 시티를 둘러싸고 있는 멕시코 주(Estado de Mexico)의 일부 지역이 우범지대로 알려져 있다. 치아파스, 오하카, 푸에블라 주 같은 남부의 주들의 경우 반정부 게릴라, 마약 카르텔, 생계형 범죄로 인한 강도 및 납치 사건 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세계적인 휴양지인 칸쿤이나 리비에라 마야 지역의 경우 상대적 안전한 편이지만 클럽 등 번화가에서 종종 총격 사건이 일어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멕시코가 미국보다 안전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멕시코는 위험한 나라이다. 따라서 안전과 치안이 다른 것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 물론 멕시코도 사람 살아가는 곳이고, 그곳에서 몇십 년 넘게 안전하게 살아가는 교민들도 있다. 멕시코에 오래 사셨던 분들 중에는 간혹 멕시코가 미국보다 안전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비록 그런 사실이 엄존하더라도 안전은 작은 위험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는 게 맞다는 게 필자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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