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결혼식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물론 한국인의 입장에서 말이다. 멕시코인 친구, 이웃, 동료, 부하 직원 혹은 고객으로부터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거나 청첩장을 받았다고 해보자.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축의금만 쥐어 주고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인가?
결혼식에 가서 방명록을 쓰고 밥만 먹고 돌아올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겠다.
만약 굉장히 친한 사람이 아니거나 멕시코 결혼식 문화에 대해 잘 모른다면, 가능하면 참석하지 말자.
대신 축의금 혹은 백화점 상품권 등 선물을 주며 진심으로 축하해주자.
그리고 적당한 이유를 들어 결혼식에 불참하게 되었다며 양해를 구하자.
굉장히 친한 혹은 중요한 관계의 사람이라면, 웬만해서는 결혼식에 참석하는 게 좋다.
다만 결혼식 며칠 전에 참석 의사를 미리 밝히고 현지 결혼식 문화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가는 것이 좋다.
한국인들에게 그렇겠지만 특히나 멕시칸들에게 결혼식은 큰 의미가 있다. 가족중심적이고 사교적인 멕시코 사람들에게 있어 결혼식은 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큰 행사이자 잔치이다. 따라서 그 규모 면에서나 중요도 그리고 형식면에서 한국의 그것과는 꽤나 큰 차이를 보인다. 멕시코에도 다양한 종교가 혼재하고 별다른 신앙이 없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기서는 멕시코 인구의 대부분이 믿고 있거나 그 전통을 따르고 있는 가톨릭 중심으로 결혼식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먼저 진행 순서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멕시칸들은 결혼식 한 달 혹은 2주 전에 사람들에게 청첩장을 돌리며 결혼 소식을 알린다. 이때 청첩장에서 확인해야 할 정보는 장소, 시간, 드레스 코드, 유의사항 정도가 있다. 보통 멕시코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반적인 가톨릭 전통 결혼식은 성당에서 혼인 성사를 드리고 장소를 호텔 연회장이나 파티장으로 옮겨 피로연 같은 파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청첩장에는 성당과 피로연장 위치가 따로 표시되어 있다. 그 거리는 차로 이동해야 할 만큼 꽤 먼 거리도 꽤 있다. 혹은 야외 결혼식이라면 종종 한 장소에서 예식과 피로연이 모두 이루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주로 오전 혹은 점심시간 즈음을 기점으로 결혼식을 하는 한국과 달리 멕시코에서 예식 시간은 대부분 오후 7~8시 즈음 시작된다. 멕시칸들의 저녁시간이 늦은 것을 감안하면 저녁식사 시간을 기점으로 결혼식이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결혼식에 간다고 인사를 하고 바로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예식이 성당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혼인성사가 1시간가량 이어지고, 식이 끝나며 모든 하객이 피로연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난 후에야 그러니까 약 30분이 더 경과되어서야 저녁식사 구경을 할 수 있다. 대략 오후 9시 30분 늦어지면 10시가 넘어서도 저녁을 못 먹는 경우가 있다. 말인즉슨 만약 피로연장으로 이동해 저녁식사까지 하고 돌아올 생각이라면 점심을 늦게 먹거나 가기 전에 간단한 요기를 하고 가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드레스 코드도 중요하다. 물론 한국인이라면 혹은 굉장한 격식을 차리는 자리가 아니라면 남성은 깔끔한 정장 여성은 단정한 옷 정도를 갖춰 입고 가도 좋다. 물론 한국 결혼식과 비교해 좀 더 신경 써서 차려입을 필요는 있지만 정장과 구두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해당 결혼식에 초대한 사람이 자신에게 대단히 중요한 사람이거나 굉장한 예의를 차려야 할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엄밀히 말하면 전통적인 엑시코의 결혼식은 남성은 턱시도, 여성은 드레스를 입고 가는 게 예의다. 외국인이라면 어느 정도 관용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 예의에 어긋나는 복장으로 간주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결혼식에 초대한 상대방이 누구냐, 얼마나 격식을 차리는 결혼식이냐가 복장을 갖추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대게 청첩장에 드레스 코드가 명시되어 있는 경우가 있으니 이를 꼭 확인하도록 하자. 멕시코에서 청첩장을 대략 1~2달 전에 돌리는 데는 결혼식 전에 대여점에 가서 턱시도나 드레스를 미리 몸에 맞게 수선하고 빌려서 입고 오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또한 상점가나 백화점에 화려한 드레스샵이 즐비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멕시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멕시코이야기] 멕시코는 중남미가 아닙니다 (0) | 2022.10.25 |
---|---|
[멕시코 이야기] 멕시코의 식당 문화 (0) | 2022.10.20 |
[멕시코 이야기] 위험한 멕시코에서 안전하게 생활하는 법 (0) | 2022.10.20 |
[멕시코 이야기] 멕시코의 식사예절 (0) | 2022.10.20 |
[멕시코 이야기] 멕시코의 인사법 : 베소스 (Besos) (0) | 2022.10.20 |